기록삶

띄우지 못하는 편지를 쓰면서

사빈 작가 2022. 3. 15. 09:16

 

민이의 열네 번째 생일을 축하해. 올해는 중학생이 된 너의 모습을 지켜보지 못해 마음이 아파. 하지만 너는

중1, 어엿한 청소년이 된 민이를 축복하고 축하하려고 편지를 띄워.

 

어젯밤 엄마는 미역을 꺼내 물에 불리고 냉동실에 있는 소고기를 꺼내서 녹였어. 그리고 구수한 육수 한 봉지를 냉동실에서 꺼내어 열네 번째 민이 생일을 축하하고 너를 낳고 고생한 엄마를 위해 미역국을 끓였지.

 

너희들이 보지 못한 동생 여니에게 말했어. 오늘 민이 언니야가 열네 번째 생일이라서 미역국 끓이는 거라고 했더니 여니는 도리어 엄마에게 묻더라.

 

"엄마는 민이 언니가 더 좋아하는 거야"라고. 귀엽지. 너에게 질투는 어린 동생은 엄마사랑을 온전히 여니 자신에게 향하기를 바라더라. 그래서 엄마가 이렇게 말했어.

 

"민이 언니야는 엄마가 볼 수 없어. 그래서 멀리서 민이 언니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미역국을 끓이는 거야"라고 말했지. 여니는 아직 어려서 엄마의 깊은 뜻을 모를 거야. 시간이 흐르고 여니 역시 많이 크면 지금 엄마 심정을 알아줄 거라고 엄마는 동생을 믿고 있어.

 

민아 미역국 먹었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축복받을 너를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 엄마는 다른 건 바라지 않지만 이거 한 가지만 바랄게. 자신의 소리를 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는 거야. 언니에게 치이고 짜증이 많은 아빠와 지내려면 힘들겠지만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소리를 내어야 해. 싫어하는 건데 언니나 아빠 그 외 가족이 하란다고 해서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때는 힘을 주어 아니야라고 말하면 돼. 목숨에 지장 있는 행위를 제외하고는 너의 목소리를 목청껏 높여 말하기를 엄마는 멀리서 기도하고 또 기도해. 엄마는 엄마가 원하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살았어. 그게 한이 되었던 거야. 민이만큼은 자신이 내는 소리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기를 바라고 있어.

 

건강이 우선순위인 거 알지. 건강 다음으로 내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다른 이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현재 너를 위한 일일 거야. 엄마가 진작에 공부했다면 너와 있을 때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텐데.

 

이제라도 늦지 않다고 엄마는 말하고 다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비로소 빠르다는 걸 알았거든. 무너지고 쓰러지는 것이 인생이지만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닌 불행 속에서 행복이 살아 숨 쉰다는 걸 우리 기억하자. 지금은 학업에 열중하며 지내기도 바쁠 민이에게 엄마는 너의 안녕과 건강 그리고 자신을 스스로 억압하지 않고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민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절에서 초를 켜고 기도 하고 있어. 절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기도를 하고 있어.

 

민이는 언니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아이라서 엄마는 걱정하지 않아. 매년 생일 때마다 편지를 띄우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 민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또 기억한단다. 너와 언니 생일은 잊을 수 없어. 그날은 모두가 아는 기념일이잖아.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있는 민이 생일은 신이 민이를 잊지 말라고 주신 선물인 거야. 언젠가는 만날 날을 기약하며 2022년 생일을 축하하고 사랑하고 축복해.